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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칼럼] 불황을 이기는 경제_ 돈 걱정 없는 노후 관리?

돈 걱정 없는 노후 출발이 역모기지?

 

컴퓨터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40대 초반의 미혼인 박 씨는 부동산 구입 문제로 재무 상담을 신청하였다. 변화가 빠른 직종이라 5년 이내에 퇴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퇴사를 앞둔 그의 초미의 관심사는 집이다. 단순히 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노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용도다.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도 연금 상품에 집중되어 있다. 부동산 역시 노후 연금 목적인 역모기지 때문이다. 은퇴 후 자신을 돌볼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산 형성과 증식이라고 판단, 올인하기로 결심하였다고 한다. 즉 노후 문제를 돈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한국의 중산층 10명 중 4명은 은퇴 후 삶이 빈곤층이 될 것이라 예측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베이비부머 세대 절반은 국민연금 없이 노후를 맞이해야 한다고 하니 노후 빈곤층이 될 것으로 우려하는 중산층은 어쩌면 이 계층에 속할지도 모른다. 박 씨는 아마도 이와 관련된 뉴스를 보고 노후 빈곤 문제를 걱정하며 부동산 구입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한 것 같다. 그러나 퇴사를 앞둔 시점에 모기지 대출을 바탕으로 부동산을 구입한다는 그의 결정이 과연 현명할까?

 

노후를 위한 준비가 자산 증식으로 해결?

 

2016년 40만 명이 출생한 한국은 전 세계에서도 출생률이 가장 낮은 나라로 악명이 높다. 반면 인구의 14% 이상이 65세인 고령사회로의 진입은 코앞이다. 우리나라 인구구조는 “인구절벽”에 비유할 정도로 어둡다. 빠르게 늙어가는 사회다. 반면 노후에 대한 준비는 개인은 물론 사회와 정부 차원에서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부작용이 사회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다. 노후 빈곤 문제가 가장 대표적이다. 박 씨 역시 일하지 않고 살아야 하는 삶에 대한 걱정과 우려로 급한 마음에 집에라도 투자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입한다면 장차 노후 생활비를 줄여 은행에 원리금을 상환해야 한다. 노후의 빈곤을 피하기 위해 현재의 삶을 빈곤하게 만드는 모순에 빠지는 셈이다. 게다가 현재 예상되는 주택연금과 향후 20년 후의 주택 가치를 바탕으로 하는 연금 수령액은 크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노령 인구가 25%를 넘어설 2030년 이후의 우리 사회 모습은 지금 예상하는 것과는 분명 확연히 달라져 있을 것이다.

 

개인의 능력이 아닌 국민적 합의가 필요!

 

일반적으로 재무나 재정 관리에서 가장 첨예한 이슈는 “리스크” 예측과 관리다. 당장 다니고 있는 회사를 1년 이내 퇴사할 가능성이 보인다면 지금부터 해야 할 것은 비상금을 모으면서 비용을 최소화하도록 지출 관리를 하는 것이다. 물론 구직 활동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인생이라는 망망대해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수평선 그 너머의 땅은 현재의 위치에서는 볼 수 없다. 그저 지금 타고 있는 배를 점검하고 위험에 대비한 행동 수칙 등을 미리 연습할 수밖에 없다.

 

고정 자산보다는 현금성 자산 비중이 높아야 하고, 현금성 자산도 수익보다는 안전성이 최우선이다. 어중간하게 많은 현금성 뭉칫돈은 독립을 앞둔 자녀 앞에서 혹은 갑작스러운 질병 앞에서 거의 다 소진될 수 있다. 만약 55세를 넘지 않았다면 국민연금 가입을 서두르라고 안내하고 싶다. 더불어 국민연금 제도 개선에 국민적 관심을 두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적립식이 아닌 부가 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 즉 내가 모은 돈을 수익률을 더해서 나이 들어 내가 받는 구조가 아닌 상부상조 방식으로 함께 모아 경제력이 없는 현재의 노인 빈곤 계층에게 부가해 주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노인 빈곤 계층의 증가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도 분명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갑론을박이 격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방법이 아닌 이상 국민연금을 가운데 두고 노후의 빈부 양극화는 점점 더 극심해질 수밖에 없다.

 

결론부터 이야기 해 보자. 우선 정부를 포함해서 그 누구도 미래를 알 수 없다. 과거의 경험과 현재 진행되는 다양한 기술 및 각국의 정책 변화를 보면서 매우 복잡한 계산을 통해 미래를 예측할 뿐이다. 예측은 결국 맞을 수도 있지만 틀릴 확률이 더 높다. 특히 노후 문제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렇다. 인구의 대부분이 100년 이상의 삶을 살 것으로 예측되는 전대미문, 전인미답의 세상으로 인류는 걸어 들어가고 있다. 미래가 어둡다고 예측될수록 인간은 탐욕적으로 변화하며 이기적으로 재산을 축적하는 욕망의 기계로 돌변한다. 이성적인 판단이 아닌 즉흥적인 판단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덤빈다. 박 씨의 재무적인 의사 결정도 이러한 프로세스를 거쳤을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즉흥적인 판단으로 인해 박 씨가 감당해야 하는 재정적인 위험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더 높아질 것이다. 노후 문제는 개인이 감당하는데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젊은 층의 높은 실업 문제는 실버세대인 부모의 노후 관리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기도 하다. 제도적인 변화와 세대 간의 합의가 매우 시급한 이유다. 인생이라는 바다 위에서 예측할 수 없는 세상의 풍랑을 헤쳐 나가도록 돕는 것은 재산도 육체적인 강인함도 아니다. 구성원과의 유대관계다. 국민연금 지급방식의 변화를 촉구할 국민의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