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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칼럼] 생각보다 힘이 되는 제도, 국민건강보험과 국민연금

생각보다 힘이 되는 제도, 국민건강보험과 국민연금

 

40대 한 씨는 갑자기 뇌병변으로 쓰러진 시어머님 때문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되고 치료를 받아서 일주일도 되지 않아 퇴원하였다. 그러나 병원비 총액은 응급실 이용 및 중환자실 입원비 등으로 인해 약 1000만 원 정도가 청구되었지만 실제 그녀에게 청구된 환자 본인 부담액은 130여 만 원이어서 그녀는 별 어려움 없이 금액을 납입하고 퇴원 수속을 밟았다. 평생 건강보험료를 납입하며 건강검진비용이나 감기 등으로 소액만 지불해 왔던 그녀는 처음으로 국민건강보험 공단의 급여 비율이 무척 높다는 것을 알게 된 값진 경험이었다고 소회하였다.

 

건강보험제도의 급여 비율은 질병의 종류나 급여 보장 범위에 따라서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병원비 총액의 60%를 보전해 주며, 높은 경우 90%를 넘기도 한다. 특히 기초생활수급권자의 경우에는 의료급여 1종으로 분류되어 사실상 병원에 단 한 푼의 금액도 내지 않고 중증 질환을 치료받을 수 있다. 한국에 숨어 있는 “북유럽스러운” 복지 혜택 서비스이다. 퇴임한 미국의 전 대통령인 오바마가 그렇게도 부러워했다는 바로 그 의료 서비스가 한국의 국민건강보험제도다.

 

오해로 점철된 국민건강보험 의료 제도

 

한 해에 백만 명 이상이 출생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를 시작하면서 국민건강보험 제도와 국민연금 제도의 소중함을 경험하면서 그나마 제도에 대한 이해가 개선되었으나 여전히 적지 않은 국민들에게 두 개의 국가 제도는 내 소중한 급여나 소득에서 불필요하게 뺏어가는 준조세 즉 세금 성격의 고정 비용으로만 인식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민간 보험사의 지나친 과대광고에 밀린 측면도 없지 않지만 가장 큰 문제는 국민건강보험 제도를 무기력하게 만들어 민간 보험사의 상품 가입을 종용하려 하는 민간 보험사와 병원의 행태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실제 지난 10여 년 간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비급여 의료 항목이 늘어났다. 일반적으로 청구되는 의료비에는 공단에서 지급하는 급여 부분과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급여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급여 항목이 증가하면 할수록 환자의 본인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매월 소득에서 의무적으로 공제되는 의료보험 비용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다. 더불어 일반적으로 환자 본인 부담에 해당하는 비급여 항목의 실손 비용을 민간 보험사에 전가하기 위해 가입하는 실손 보험사의 위험 부담비율 역시 계속 줄고 있다. 무엇보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병원 진료비 청구 금액 증가는 건강보험공단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비용 부담이 베이비부머의 자녀 세대에게 전가되면서 국민건강보험 제도에 대한 무용론이 확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따져본다면 건강보험공단에 월 1-2만원을 더 내고 민간 보험사 가입을 하지 않는 편이 시민들에게 훨씬 더 유리하다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

 

국민건강 보험제도는 국민 누구 한 명도 “거절”하지 않는다. 지병이나 가족력이 있다고 희귀 난치성 질환자라고 구별하여 내쫓지 않는다는 뜻이다. 더불어 지불 능력이 매우 우수한 사람만 가입할 수 있는 보험료라는 높은 장벽도 존재하지 않는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국민건강보험 제도와 국민연금 제도는 조금은 다르지만 공적 부조의 의미가 매우 강하다. 즉, 나를 포함해서 누구든 미래에 닥칠 위험에 대한 비용을 얼굴도 모르는 수많은 공동체 구성원이 십시일반 조금씩 지불하여 적립하고 관리하다가 누구든 아프거나 다치거나 일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을 때 국가가 돈을 낸 국민 모두를 대신하여 그 돈으로 돌보아 준다는 의미이다.

 

민간 보험의 다이어트가 필요한 시간

 

물론 국민건강 의료보험 제도 역시 아직 완전하지 않다. 특히 과거에는 무료였던 구급차 호출 비용이 환자에게 청구되거나 실직자가 건강보험료를 체납하는 경우 비급여 항목이라는 매우 높은 병원비로 치료를 받거나 혹여 공단에서 급여에 대한 혜택을 받은 경우 부당이득이라 하여 연체 이자까지 포함된 보험료를 독촉하는 것은 개선되어야 하는 부분임이 분명하다. 또한 직장의료 보험료와 지역의료 보험료의 격차로 인해 상당한 재산을 보유한 자산가가 피보험자로 가족의 직장 의료 보험에 가입하여 혜택을 보는 것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명한 제도 개선 역시 시급하다. 이는 공단의 재정 적자를 가속화하는 매우 고질적인 병폐이기도 하다.

 

국민 건강의료 보험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시민들의 높은 관심과 문제 제기도 중요하지만, 가정에서 불필요한 민간 보험료의 다이어트 역시 매우 중요하다. 가장의 1차 은퇴까지 남은 기간과 가족이 납입해야 하는 보험료 납입 기간을 비교하여 보고 만약 1차 은퇴 후에도 상당한 기간 동안 보험료를 납입해야 한다면 주저하지 말고 당장 보험료 다이어트에 들어가도록 하자. 현재의 불황의 시간을 현명하게 보내는 가장 첫 번째는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보험료를 줄여 가계의 비상금 계좌를 두둑하게 만드는 것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